
다육이와 풍란카페 <명학재>
자연을 사랑하는 부부는 자녀가 어렸을 때에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서 늘 안타깝고 미안했다고 합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께서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퇴직하고 이제 가족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부부의 취미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제 오래 볼수록 매력 있고 편안한 공간에서 꽃과 나무를 가구며 아름다운 자연화 함께 할 일만 남았습니다.
위치|충청남도 태안군 지역지구|계회관리지역
층수|2층 대지면적|1,062㎡ 건축면적|105.02㎡
연면적|177.33㎡ (지상1층 86.42㎡, 지상2층 90.91㎡)
준공연도|2021
구성원| 부부 2인, 자녀 2인
연령대|60대, 20대
목적|단독주택, 전원주택, 노후주택



Q. 400년 가는 집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가능할까요?
설계 첫 미팅에 건축주에게 어떤 집을 만들고 싶으시냐고 물었어요.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400년 가는 집을 짓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낡고 오래되었지만 계속 보수하면서 지금까지 역사가 이어지는 유럽의 건물을 보며, 우리집도 나, 딸, 그리고 손자까지 세대를 거치면서 유지할 수 있는 집이었으면 한다고요. 평소에 물건을 아끼고, 깨끗이 관리하는 건축주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것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을 위해 오래 볼수록 매력있는 집을 만들자. 그것이 설계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Q. 명학재 집터는 어떤 모양인가요?
‘명학재’의 터는 평범한 땅처럼 보입니다. 나무가 자라고, 고즈넉한 마을 풍경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땅이죠. 적당한 바람과 식물이 자라기 적합한 햇빛, 주변에는 주택 몇 가구와 밭이 있는 조용하고 편안한 곳입니다.
집 터 아래는 부모님이 사시는 집이 있어요. 건축주는 연세가 드신 부모님과 가까이 살면서 모실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집 안에서도 아랫집이 잘 보여야 했죠.
Q. 왜 집이 터 끝에 있나요? 앞에 있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요?
나무를 사랑하는 건축주는 기존에 있던 나무를 최대한 보존하고 싶어 했습니다. 큰 나무는 대부분 앞쪽에 있어 건물을 배치하기 위해서 배어내야 했죠. 그래서 집을 뒤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도로와 집 터의 높이 차이가 있는 편이라, 차가 올라갈 경사를 확보하기 위해서 집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 좋았습니다.
Q. 툇마루에 있는 빼꼼창은 뭔가요?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특히 건축주는 사생활보호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거실에서 툇마루로 나올 때도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가릴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죠. 그래서 집 입구 쪽에 벽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왔는데 집에 인기척이 없으면 곤란하겠죠? 그때 빼꼼창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로 ‘이리고 오라’고 손짓하는 거예요. 틈 사이로 보는 얼굴이 더 반갑지 않을까요? 이러한 사소함이 ‘재미’이기도 하고요.



Q. 2층 풍란카페는 어떤 공간인가요?
원래는 서재 발코니였어요. 그런데 건축주가 집에서 키우는 다육이와 난을 둘 곳이 없다고 했죠. 마당에 유리온실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집 아래로 내려와 관리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기각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발코니에 유리문을 설치해서 유리온실처럼 쓰기로 했습니다. 기존 발코니의 80%를 유리온실로 쓰고, 나머지는 외부 발코니로 남겨두었죠. 겨울에는 폴딩도어를 닫아 따뜻하고, 여름에는 폴딩도어를 열어 시원한 유리온실이 만들어졌습니다. ‘풍란’이 자라는 곳이기 때문에 이름도 ‘풍란카페’라고 지었습니다.
Q. 풍란카페 천장에 있는 창은 어떤 용도인가요?
기술적 용도는 환기창입니다. 한쪽 창문을 연다고 해서 환기가 되지 않아요. 반드시 2개의 창이 필요합니다. 폴딩도어를 닫아둔다고 가정하면, 풍란카페의 창문은 하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천장에 창을 만들어 공기가 순활할 수 있게 만들었죠. 두 번째는 인문학적 용도인데요.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죠. 늦은 저녁, 달과 별을 올려다 봅니다. 하늘은 곧 우주. 집으로 자연과 우주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지요.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명학재는 건축주가 만드는 마당이 가장 기대됩니다. 조경에 조예가 싶으신 분이라 나무, 꽃 수종 하나하나 신경 쓰셨어요. 몇 년이 지나고 자연이 자리잡은 그날을 기다립니다.